(동서양고전의 이해) [향연], 플라톤, 강철웅 옮김, 이제이북스

향연이라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핵심적인 주제는 사랑, 더 구체적으로는 남녀 간의 에로스적인 사랑이다. 전체 이야기 속에서는 7명의 연사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각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사랑을 찬양하고 있다. 각 연사들이 하는 이야기가 한 꼭지씩으로 정리되어 있고, 각 이야기들을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추적하고 이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향연이라는 제목은 이 책이 발간될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고대 그리스 문화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경향이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전체적인 책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소크라테스가 아가톤과 대화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에로스를 언급하며, 디오티마가 등장하여 에로스에 대한 것들을 기원에서부터 시작해서 광대한 범위에 아울러 말하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목차에서 꼭지가 가지고 있는 제목을 보고 이끌려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처음 시작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핵심 주제인 에로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번호를 달아가며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소크라테스가 아가톤에게 에로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의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그는 에로스가 ‘어느 것에 대한 에로스가 아닌가, 아니면 어떤 것에 대한 에로스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좀 더 근본적인 에로스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그가 여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다. 누군가가 어떤 것을 사랑하거나 욕망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것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이미 가지고 있는 대상이라면 그것에 대해 욕망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고 있는 것으로는 이미 건강을 가지고 있는데 건강하기를 욕망한다거나, 이미 센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힘이 세기를 욕망하는 것은 그것 자체를 욕망하고 있는 것이 아닐,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내 곁에 있는 것을 바라는 것일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