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베 욘존의 『기념일들』에서 기념일의 의미 (Die Bedeutung des Jahrestages in Uwe Johnsons 'Jahrestagen')

우베 욘존 Uwe Johnson(1934-1984)의 『기념일들 Jahrestage. Aus dem Leben von Gesine Cresspahl』은 총 4권, 1892쪽에 달하는 방대한 소설로, 나치 시대에서 분단으로 이어지는 독일의 비극적 현대사 전체왿� 대결하고 있는, 독일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본 논��에서는 먼저 제목인 ‘기념일들’이 함의하는 바를 소설 전체의 구성과 연관시켜 살펴보고, 다음으로 작품 속에서 중요한 기념일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억과 역사라는 작품의 의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서술되고 있는지 밝혀볼 것이다.
기념일은 달력 속에서 매년 반복되며, 그 날짜 위로 역사가 쌓인다. 욘존은 일 년 간 매일 현재왿� 과거의 이야기가 서술되는 달력 형식의 구성을 통해 기념일의 중의적 의미를 표현하였다. 현재의 하루하루는 과거 무언가의 기념일이란 뜻이다. 주인공 게지네는 매일 딸에게 가족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특정한 기념일만이 아니라 한 해 전체를 기억해야할 기념일로 만든다.
그런데 기념일과 달력은 역사적 의미 부여를 통해 특정한 집단의 정체성을 강요하기 위한 권력의 도구이기도 하다. 『기념일들』은 이러한 기억의 도구화에 맞서는 작가 나름의 역사 쓰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인식은 소설 속에서 ‘역사는 기획이다’라는 문장으로 표현된다. 『기념일들』에서는 어떤 총체적이고 단일한 역사가 아니라 주관적이고 때로는 서로 대립되는 다양한 역사 기획 내지 해석들이 등장한다. 이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는 죽은 사람들을 위한 기획으로서, 과거 역사를 잊지 말라는 요구, 즉 망각에 맞선 싸움이다. 두 번째는 미래 세대인 마리를 위한 기획으로서, 이는 제의화된 기념일에 대한 비판이자 ‘기억의 독재’, 즉 기억하라는 강요에 맞선 싸움이다. 마지막은 작가가 독자에게 제시하는 하나의 역사 기획으로서, 독자가 비판적으로 읽고 스스로 역사 기획을 하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기념일들』에서 기념일의 문제는 곧 역사왿� 기억의 문제이다. 역사를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욘존은 특정한 기념일을 기억하는 대신 매일 매일을 기념일에 대한 논쟁으로 만들었다. 『기념일들』에서는 과거왿� 현재, 미래를 위한 역사 기획들이 서로 중첩되면서 서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보완한다. 욘존은 역사는 하나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욘존은 역사를 ‘위로부터’ 주어진 역사에 맞서서 끊임없이 새롭게 써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욘존은 독일의 과거가 어떻게 기억되고 어떻게 후대에 전달되어야 할지 「기념일들」을 통해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Uwe Johnsons Roman Jahrestage ist ein fast 2000 Seiten langes Werk, das die deutsche Geschichte und die Weltgeschichte des ganzen 20. Jahrhunderts umfasst. Der vorliegende Aufsatz untersucht die Bedeutung des Titels als einen Ausgangspunkt, um einen Überblick über ein solches Großwerk zu verschaffen. Johnson betont die Doppelbedeutung des Titels: die wiederholten Tage, d.h. Jahrestage, aber auch die Tage eines Jahres. Diese Absicht wird vor allem in der Romanstruktur als Kalenderform ausgedrückt, in der die Hauptfigur Gesine ihrer Tochter ein Jahr lang täglich von ihrer Vergangenheit erzählt. Dazu erinnert sie sich an die für ihr Leben bedeutsamen Ereignisse und macht somit jeden Tag zu einem besonderen Jahrestag.
Aber die Jahrestage und der Kalender können als ein Instrument der Mächtigen, benutzt werden, um den Mitgliedern der von ihnen beherrschten Gruppe eine bestimmte Identität aufzuzwingen. Johnson schreibt, um sich gegen diese Instrumentalisierung der Erinnerung zu wehren. Er versucht, auf die verschiedenen Interpretationsmöglichkeiten der Geschichte hinzuweisen. Am Ende des Romans wird die bedeutungsvolle Formel ‚Geschichte ist ein Entwurf‘ formuliert. Diese besagt, dass die Geschichte aus verschiedenen subjektiven und eventuell gegensätzlichen Entwürfen bzw. Interpretationen besteht. Der Roman selbst kann ein Geschichtsentwurf von Johnson sein. Darum wird der Leser beim Lesen dazu aufgefordert, letztendlich seinen eigenen Geschichtsentwurf zu entwicke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