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경제학

사실 고백하자면, 사실 난 내가 경영학도가 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었다. 피아노가 좋았고 그림이 좋았고 글 쓰는 것이 좋았다. 나는 그저 막연히 내가 좋아하는 이러한 분야들 중 하나에 당연히 종사하게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듯하다. 학창시절 내내 수학은 내게 가장 끔찍할 만큼 싫게 느껴졌던 과목이었고 그 탓에 고등학껓에 들어왿� 처음 접하게 된 경제라는 과목은 왠지 수학의 냄새가 나는 듯 해 쳐다보지 조차 않았다. 그 때만 해도 경제가 도대체 나랑 무슨 관련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경영학도로서 중국어를 배우고 내년이면 중국으로 유학을 간다. 정말 삶이란 건 자신의 것조차 언제 어디로 튈지 예측이 불가능한 참 불가사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껓에서 중국으로의 유학지원을 받는 전형으로 들어왔기에 중국과 연계된 전공의 선택이 불가피했다. 동기들은 거의가 중국통상학과를 택했지만 나 홀로 경영을 택한 것은 역시 경영이 조금이나마 경제왿� 덜 연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잔머리의 결과였던 것 같다. 2학년이 되어서야 거의 울며 겨자 먹기로 수강하게 된 경제학은 역시나 어려웠고 함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어 여러모로 힘들었다. 역시 경제는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에 꽤 나름대로 슬럼프에 빠져있던 내게 북리뷰 도서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 역시 어느 정도 필연인 것 같아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경제학`하면 떠올리는 일반인들의 통념에 대한 나름의 `변명`으로 시작한다. 경제학이 우리왿�는 동떨어진 무미건조하고 복잡한 수식만으로 구성된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 일상생활에 가장 깊숙이 구석구석 들어왿� 있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경제학 같은 것과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은(나 역시 포함해서)경제학이 어떤 학문인지에 대해 잘 모르기에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학은 아침에 내가 눈을 뜬 시점에서 한 시간을 더 잘지, 아니면 일찍 일어나 수업준비를 할지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점심은 학껓식당에서? 기숙사식당에서? 컵라면으로? 아니면 그냥 거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