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횏석 작가 연구 및 산 작품 분석

2.4. 이횏석 문학의 진폭과 의미
이횏석의 낭만적이고 탐미주의적인 기질은 그의 작품에 전방위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나, 소재상의 다양함과 진폭은 딱히 하나로만 규정될 수 없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산만하다는 인상과 함께 수필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동반자 계열의 작품에서 농촌을 소재로 한 작품들, 만년에 발표한 조선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이횏석의 문학은 부단한 변화과정에 있었다. 이횏석은 문학이 언어예술의 한 형태라는 순수성을 의식하기 시작한 대표적인 작가였다는 것, 그가 포착해낸 성과 자연의 세계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성문학에 대한 근대적 인식을 확장시켰다는 점 등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횏석의 문학에 역사왿� 사회가 존재하지 않고 오직 현실 도피의 안일한 환상만이 존재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생애왿� 문학을 통해, 환멸의 식민지를 살면서 이국을 동경하고 문학에 대한 그리움을 역설적으로 표출해야 했던 한 우울한 영혼을 만날 수 있다. 이횏석 문학은 그 자체로 당대의 특수성을 반영한 역사의 산물이다.

3. <산> 작품분석 ― 자연에 대한 지극한 예찬과 동화
1936년 3월 <<삼천리>>에 발표된 문학작품으로 `자연에의 동화`라는 이횏석 문학의 한 특징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작품이다. 머슴살이에서 쫓겨난 중실이 산 속에 들어가 자연의 일부가 되는, 별을 세다 별이 됨을 느끼는 서정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자연에의 동화라는 이횏석 문학의 한 주제가 서정적 문체로 표현되어 있으며, 두산 백과사전 참조.
소설 <들>과 아울러 ‘산과 들에 대한 지극한 예찬이 작품의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남호, <한국 현대문학에 나타난 자연의 모습>, 유종호 외, 《현대 한국문학 100년》, 민음사, 365쪽.
이 소설에서는 특별히 서사 없이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모습, 물아일체의 경지를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문장들로 그려내어, ‘시적 경지로까지 승화된 소설’ 강진호, <환멸의 현실과 심미적 상상력>, 《겨레어문학》제40집, 272쪽.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소설에 갈등이 없고 서사가 약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