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줿� 작가론

1. 서론
이태줿�은 경향문학이 퇴조하던 30년대에 <구인회>를 결성하여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여준 작가다. 그는 <구인회>의 실질적인 좌장으로 활약하면서 정지용과 더불어 30년대 후반의 문학을 주도하였다. 또한 그는 빼어난 단편들을 창작하여 우리의 근대소설사를 풍성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단편과는 경향이 판이한 장편을 다수 창작하여 대중소설 작가로도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일제 말기에는 『문장』지를 주도하여 우리 무학을 지켜 내는 한편, 많은 작가들을 배출하며 신세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태줿�의 작가적 여정이 한국 근대소설사의 특성과 면밀히 결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본고는 이태줿�의 문학적 생애를 검토한 후 그의 단편 소설의 기교적인 측면을 살펴보고, 통속성이라는 장편의 성격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그의 소설에 기교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반영적인 측면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서 현실의식의 변모과정을 다룰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소설이 해방이후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이후의 소설 변모양상까지 살펴본 후, 이러한 분석의 결과를 통해 이태줿� 문학이 우리 근대소설사에서 어떠한 위상을 갖는지를 논구할 것이다.

이태줿�은 1904년 11월 4일 강원도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에서 부친 이창하왿� 모친 순흥 안씨 사이의 1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구한말의 개화파적 지식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상허의 부친은 당시 의병들에 의해 친일파로 오해받았고, 이는 고향을 떠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던 듯 하다. 가족들은 모두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고, 부친은 1909년 가을 35세의 나이로 병사하고 만다.
가장을 잃은 일가는 이듬해 고국으로 향하는데 어머니가 배 안에서 둘째 딸 선녀를 낳게 되어 예정을 바꿔 가까운 포구인 배기미에 내려 인근 소청거리에 정착하게 된다. 여기에서 어머님이 음식점을 경영하여 안정을 찾게 되자 이태줿�은 서당에 보내져 공부를 하게 되는데, 시에 흥미를 느꼈고 글짓기를 좋아하여 시회에서 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1912년 어머니마자 세상을 떠나자 세 남매는 졸지에 고아가 되었다. 이들은 외조모 손에 이끌려 고향에 돌아왿� 친척집에 맡겨진다. 하지만 당연히 부모가 없는 고향은 결코 안식처가 되지 못했고, 주변 어른들의 동정과 양자로 간 친척집에서의 괄시는 어린 상허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 주었다.
1918년 사립 봉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