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 기업들의 전략

※ 소주 시장
몇 십 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소주 시장은 1990년대 말부터 순하고 부드러운 새로운 소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중장년층 남성위주이던 소주 소비층이 젊은 층과 여성층으로 옮겨 오고, 음주 형태가 편하게 즐기는 문화로 바뀌어 소비자들의 맛과 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긴 역사 동안 소주 시장 1위를 고수해온 진로가 두꺼비 그림과 빨간 뚜껑으로 기억되는 진로소주에 뒤이어 1998년 대나무 숯의 효능을 소주 제조과정에 접목시켜 잡미왿� 불순물을 제거한 알코올 도수 23도의 ‘참이슬’을 출시하고, 지방 소주사 선양과 무학도 각각 ‘시원’, ‘화이트’ 등을 출시하면서 낮은 도수 소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후 소주는 각사 마다 리뉴얼을 거치면서 22도에서 21도로 20도에서 19.8도, 19.5도로, 다시 18.5도가 되기까지 수 차례에 걸쳐 0.5도, 0.3도, 0.1도의 근소한 차이를 두며 빈번하게 낮아졌다.
도수 경쟁은 주질 개선과 공법 강화 등으로 전개되어 첨가물 경쟁으로 이어졌고 병 모양과 라벨 역시 이전의 소주들에 비해 좀 더 세련되고 신선한 외양을 갖추며 변모하게 되었다. 제품의 변화에 따라 광고왿� 이벤트, 브랜드 웹사이트 등 마케팅 전반에 걸쳐 소주는 더 젊게, 더 세련되게, 더 매력적으로 진화되고 있다. 이러한 단계적인 변화는 1990년대 말부터 소비자의 욕구 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소주는 가정시장 소비율이 적고 주점시장 소비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주점시장은 제조사에서 도매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구조 속에서 제조사의 영업력이 소비를 좌우하는 형태였고 이 흐름이 쉽게 바뀔 수 없었다. 이러한 소비 시장이 변화한다는 것은 소비의 양상이 제조사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변모하면서 소비자 스스로 제품을 선택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6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가 야심차게 선보인 ‘처음처럼’은 서울·수도권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던 진로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로써 소주 시장은 새로운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깨끗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알칼리 환원수 소주 ‘처음처럼’은 출시 17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병 판매를 돌파하여 소주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빠른 기세로 점유율을 높여 1년 만에 전국 6위에서 2위 업체(12월 M/S 전국 13.7%, 서울 M/S 24.4%)로 발돋움 했다.
진로는 ‘참이슬 후레쉬’를 출시하여 이에 대응했고 양사가 격돌하는 과정에서 법정공방도 불사하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후에 처음처럼이 진로의 역공에 밀리는 듯 했으나 전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수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었으며 특히, 올해 롯데주류의 이름으로 날개를 달면서 양사의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