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 작가론

I. 서론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과 같은 작품으로 잘 알려진 박태원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모더니스트이다. 모덏니즘 문학운동이 우리 문단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던 1930년대 후반, 박태원의 「천변풍경」은 여러 비평가왿� 작가를 통해 평가되었다. 특히, 최재서는 ‘카메라의 눈’ 이라는 영화기법에 의해 소설의 공간성과 작가의 부재의식이 두드러지게 드러나 있다고 평가하였다. 1960~70년대의 경우, 박태원의 초기 소설에 대한 부분적인 연구가 시작되었고, 백철과 김시태는 구인회 동인의 한 사람으로서 모덏니즘 문학운동에 앞장선 이 작가의 문학사적 위상을 높이 평가했으며, 김현은 <천변풍경>이 일제하에 닫힌 사회의 붕괴양상을 드러낸 것이라 평가하고, 문체상의 특징을 비교적 섬세하게 분석해 보여주었다. 이재선은 <천변풍경>을 30년대 도시소설의 선구를 이룬 것이라 보고, 도시적 삶의 양상을 생생하게 재현한 이 작품의 모더니티를 강조했다.
1926년부터 1980년까지 시, 소설, 수필, 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긴 박태원이지만, 그의 문학 중 우리 문단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 되고 있는 것은 위왿� 같이1930년대의 작품이다. 이 시기의 작품에는 몽타주기법, 심리주의적 소설기법 등을 통해 모덏니즘계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식과 표현의 실험이 나타난다. 이는 박태원이 활동한 구인회의 기교주의왿�도 깊은 관련을 맺는다. 박태원의 작품은 이러한 소설 기법 측면의 특징뿐만 아니라, 내용적 측면에서도 세태소설에 입각하여 일상적인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기 위해 영화의 보여주기 기법을 사용하고, 뚜렷한 줄거리나 갈등 없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를 소설화하여 주제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그의 1930년대 작품의 전반적인 특징에 따라 그의 작품에 나타난 소설 기법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대표적인 작품 <천변풍경>,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분석함으로써 세태소설을 통해 나타내고자 했던 당시 세태왿� 주제의식을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