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달의 민주주의왿� 그 비판자들 - 서평

I. 서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점을 갖는다는 것은 쉽사리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때로는 참으로 부질없는 일로서 여겨질 수 있으며, 시간만 허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널리 수용되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리 의심을 품지 않고 살아 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당연한 것’에 대한 역행적 질문이 오히려 ‘당연한 것’을 더욱 ‘당연하게’ 해주기도 한다. 두 가지 경우에서 그러한데, 첫째는 ‘왜 당연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얻은 답이 원래의 생각과 일치하는 경우에 막연하게 존재했던 것이 확실하게 나타나게 된다. 둘째는 질문을 통해 얻은 답이 원래의 생각과 상반되는 경우, 그 동안 가졌던 생각은 더 이상 가치를 가지지 않게 되고 이제부터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된다. 우리의 주위에는 이렇게 ‘당연한 것’들이 많다. 너무나 그렇게 보여서 감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민주주의’의 사상은 ‘당연한 것’들 중 단연 최고일 것이다. 현 세기 전세계 국가들의 대부분이 민주주의 국가의 형태를 띠고 있고, 민주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194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현재 우리나라 전국민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가 되었다. 또한 냉전 이후 민주주의는 자본주의왿� 더불어 공산주의, 사회주의왿� 대조되어 승리한 사상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이는 곧 환경적으로나 시기적으로 민주주의의 사상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어려서부터 다수결로 해결하는 것이 익숙하게 되었고, 법을 어겨서는 안되며 어겼을 시 응당한 처벌을 국가로부터 받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일반적 사람들의 언행에 있어서도 잘 드러나는데, 서로 다투는 상황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게 무슨 짓이냐!’라고 말한다거나, 문제 해결과정에서 ‘민주적으로 해결하자’라고 말하는 행동은 긴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행동이기에 민주주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