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인권 위원회의 설치 -세계 속의 동남아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지역기구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The Association of South East Asian Nations)은 올해 7월 20일에 열렸던 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에서 아세안 정부간 인권 위원회(ASEAN Intergovernmental Commission on Human Rights) 설립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였다.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지역 차원의 인권 헌장과 인권 기구가 존재했지만, 아시아라는 같은 동네 안에서는 처음 일어나는 일이라서 더욱 이목을 끈다.
이번 아세안의 인권위원회의 설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인권 자체를 하나의 외교 의제로 상정해 논의하고 그것을 위한 기구를 설립한 자체가 놀라울 정도의 변화다.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적 가치라는 맥락에서 인권을 서구의 개념쯤으로 무시하던 때가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면 더욱 그렇다. 또한, 아세안이 지역 국가를 창설하기 위한 그 기본 문서 초안에서 인권기구 설치에 합의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아세안 국가들은 아직도 민주화 이행기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인권은 건드리기 민감한 이슈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게 되었다. 그들도 당당히 서구처럼 인권 하나를 위해 똘똘 뭉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아세안은 왜 태도가 바뀌어서 인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심한 것일까. 그리고 인권위원회의 설치를 위한 그 전개 과정과 인권위의 전망은 어떠할까.



3. 결론
아세안 나라들, 즉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하나하나씩 분리해서 살펴보면 그 국력은 보통 보잘 것 없다. 하지만 그들이 하나로 뭉치면 인구가 2번째로 큰 지역권이 되고, 막강한 시장이 형성되어 다른 나라들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된다. 심지어 너도 나도 앞다투어 아세안과 잘 지내보려고 할 정도이다. 그것은 아세안이 경제적 시장의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고, 경제 성장률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높아 아직도 가능성이 넘쳐 흐르는 지역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아세안은 경제적 성장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도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 힘쓰며, 환경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국제 사회의 높은 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다뤄 본 인권 문제는 어느 아시아 국가에서보다 더 먼저 이슈화시킴으로써 당당히 인권 선구자 역할을 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