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횏상 건축을 통한 한국 현대건축의 정체성 모색

1. 서론

한국은 일제왿� 6.25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거치며 근대화되는 시점에서 건축 또한 자생적이지 못하고 서구의 건축을 뒤늦게 복제하는 현상이 되풀이됨으로서 오늘날 국적도 정체성도 없는 도시왿� 건축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건축은 세계의 기류에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러한 것에 의해서 한국이라는 지역이 가지는 정체성이라는 것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로부터 이입된 건축문화는 서구라는 자연과 사회, 그들의 삶의 가치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기에 본질적인 괴리가 있다. 오늘날 건축문화의 한국성 되찾기는 단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자연과 사회, 한국인의 삶과 가치에 적합한 이 시대의 건축이 무엇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적 지역주의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우리 건축에 있어서의 정체성과 장소성을 되찾고자하는데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모더니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현대 건축의 다양한 시도 속에 나타난 지역주의에 대한 고찰과 함께 승횏상의 건축언어를 바탕으로 지역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현대건축의 양상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지역주의 건축에 관한 이론적 고찰

지역주의 건축은 국제주의의 획일성과 보편성에 저항하여 1950년대부터 견지되어온 건축태도이며, 중심과 주변이라는 왜곡된 구조를 극복하려는 문화적 노력이다. 또한 그것은 특정 지역의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심과 주변의 구조를 갖는 국가왿� 국가, 지역과 지역, 민족과 민족, 계층과 계층 등 다양한 부분에서 통용된다. 이러한 주변성을 극복하고 문화적 보편성을 획득하는 일은 달리 말하자면, 문화에 있어서 주체적인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지역주의는 하나의 사조나 이론이라기보다는 설계에 접근하는 자세로서 기본 설계방식에 대하여 첨가적이며, 인간과 건축물의 존재를 장소성과 결부시켜 생각하고, 건축이라는 것이 집단과 개인 그리고 문화의 정체성을 포함해야 한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