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롻스타인

MBC TV 창사특집 다큐멘터리는 종교간 분쟁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과 사실적 영상을 담았다. 21세기에 싸움이 끊이지 않는 비극의 땅인 중동.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도 빗발치는 총탄과 계속되는 테러의 장면들은 오랜 시간동안 구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중동문제는 강 건너 불구경의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라크 파병 탓에 한국도 테러의 목표로 지목되었기 때문이다.
`평화의 도시`란 뜻을 가진 예루살��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종교의 성지가 모두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예루살��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총성과 포탄소리가 그치지 않는 지구상에서 가장 살벌한 땅으로 변해 버렸다.
1부 ‘21세기의 게토, 팔롻스타인’의 첫 장면은 집 안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쏜 포탄을 맞은 팔롻스타인 청년이 끝내 숨을 거두는 모습이다. 이후에도 카메라는 팔롻스타인 거주지로 들어온 이스라엘군 탱크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던 소년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 아들을 잃고 통곡하는 아버지의 절규 등을 담았다. 이 모습들이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가자왿� 서안의 현실이다. 이스라엘 탱크가 팔롻스타인 마을에 들어오자 팔롻스타인 아이들은 거대한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진다. 촬영 팀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팔롻스타인 소년 2명이 이스라엘 군인들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탱크에 대항하는 소년들.. 이들의 저항은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오늘도 팔롻스타인 소년들은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진다. 우리 땅을 점령하고 우리 가족들을 죽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작은 저항이자 팔롻스타인인들의 자존심인 것이다. 팔롻스타인 청소년들의 이스라엘군에 대한 적개심의 원인은 ‘이스라엘군의 폭력적 억압으로 인해 올바른 아버지상을 상실하는 반복되는 정신적 외상’이다. 상처받은 자존심, 아버지를 죽인 점령자왿� 그 아버지를 잃은 피 점령자가 각각 대를 이어 분노가 전승되는 것이 증오왿� 분쟁을 낳는 씨앗이 되는 것이다. 탱크를 향해 돌팔매질을 하던 아홉 살 소년이 총에 맞아 쓰러지고, 성난 청년들은 ‘순교자’의 시신을 메고 거리를 행진하며 ‘피의 보복’을 다짐 한다. 이런 팔롻스타인 사람들에게 테러리스트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를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