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자서전

처음 나에 대한 자서전에 대해 쓴다고 할 때 망설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자서전을 쓰는 이유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한번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였다.
1) 출 생
나는 1928년 1월 24일, 경상남도 지리산 산천군 생초면 어서리에서 순수한 농부의 피를 물려받으신 아버지왿� 어머니의 6 남매 가운데 2번째로 태어나 자랐다. 그러니 자연스럽게도 난 9살 때부터 보통학껓를 다니면서 집에 오자마자 농사일을 해야했다. 농사일을 할 때에는 짚신을 신었고 학껓에 다닐 때에는 고무신을 신었다. 당시 고무신은 아주 귀했기 때문에 학껓에서 추첨행사로 10명중에 한 명 정도 받을 수 있었다. 운 좋게도 나는 그 고무신을 받게 되었고, 귀중하게 다뤘다. 귀한 고무신을 매일매일 신을 수는 없으니 평소에는 짚신을 직접 만들어서 썼는데 삐죽삐죽 볏짚이 튀어나왿� 내 발에 물집을 잡히게 하고 상처를 냈다. 짚신은 꼬아 만드는데 올이 금방 풀려 3~4일 후 에 새로 만들어야했다.
2) 학껓시절
어린 시절 내가 답답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일제치하를 겪고 있던 우리나라이기에 학껓에서 맘 놓고 우리말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들에겐 표가 10장씩 주어졌는데 어쩌다가 우리말을 하게 되면 그 말을 들은 친구에게 나의 표를 줘야했다. 그렇게 해서 남은 표가 모두 없어지면 선생님에게 매를 맞거나 손을 들고 있어야 했다.
그러다 방학이 되면 매미도 잡고 지리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속에 들어가 놀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때까지의 학껓생활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일본의 압력이 그리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학껓생활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집안 사정은 더욱 가난해져 갔다. 옷엔 이가 넘쳐났으며 하루 이틀은 굶는 게 기본이었다. 그 시절에는 밥알 몇 개에 소금을 풀어 끓인 그 맛없는 죽을 먹기 위해 발버둥을 쳤었다. 밥을 우려 죽을 쑤면, 마을 사람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