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의 모습

1. 가족의 형태왿� 사회 구조의 변화
“엄마, 아줌마 학껓 다녀오겠습니다!”
잠결에 유천이가 인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유천이는 나의 하나뿐인 아들이다. 나는 딸을 원했기 때문에 한명 더 낳고 싶었지만 주변 식구들은 한명도 충분하다며 나를 만류했다. 하긴 내 친구들도 기껏해야 한명 낳고, 아예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도 꽤 되었다. 남편은 외국 바이어왿� 회의가 있다면서 아침 일찍 출근한다고 했는데 잘 다녀오라는 말 한마디 못 건네서 속상하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원격 근무를 해도 괜찮을 텐데 쉬지 않고 일하는 남편을 위해 영양제라도 사다 놓아야겠다. 나도 피곤이 쌓여서 그런지 요즘에 특히나 아침잠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예쁜 유천이의 아침 챙겨주고 돌봐줄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 가족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중산층이 가정부를 고용한다. 가정부는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되었다. 맞벌이 부부는 더욱 바빠져 집안일을 돌볼 틈이 없고, 젊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일자리가 워낙 없다보니 자연스레 공생관계가 설립되어 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매 식사 준비, 청소, 빨래 등인데, 최근엔 아이의 공부를 봐주는 가정교사 역할까지 겸하는 가정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대학껓에 다닐 때도 청년 실업률이 더 높아졌느니 어쨌느니, 취업의 문이 날이 갈수록 좁아진다느니 했는데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웬만한 회사에서는 소수 엘리트 체제를 도입해 운영되고 있고, 공장의 경우 대부분의 생산라인이 무인 자동화되어서 생산직이 아예 사라지고 관리자 몇 명만 남아 있다. 그나마 공장에 쓰이는 로봇이나 기계를 만드는 공장만이 사람을 쓰는 편이다. 생산 가능한 인구 중에 20%만 있어도 나머지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20대 80의 사회’가 아니라 ‘10대 90의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