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이해-칸딘스키

지금 이곳은 1962년의 무르나우. 올해 86세를 맞은 나의 이름은 가브리엘레 뮌터(Gabriele Mnter)이다.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며 이제 내 몫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손을 뻗어 서랍속의 그것들을 또다시 꺼내어 본다. 이제는 너무 낡아 너덜거리는 그의 편지들. 물론 그 전에도 자주 꺼내어보곤 했었지만 요즘 들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읽어보며 추억에 잠기는 것이 나의 유일한 일과이다. 나는 오늘도 이 편지들을 읽으며 그를 떠올린다.
1977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나는 그림을 무척 좋아했다. 난 단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려고 했고 예술적 의도 없이 소박한 애호가로서 그림을 그리곤 했다. 하지만 세밀한 스케치왿� 장식들을 똑같이 그리기 위해 고생해야 하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그림에 대한 회의를 느끼곤 했다. 그러던 중 나는 직업 활동을 하는 미국의 독립적 여성들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고, 24살이 되던 해 모든 화가들의 이상향인 뮌헨에서 미술 공부를 계속하기로 마음먹고 그곳으로 향하였다. 그곳에 정착한 나는 ‘1882년 여성예술가협회’의 미술학껓에 처음 등록하였다. 이곳은 여성들에게는 폐쇄적인 국립 예술 아카데미에서왿� 비슷한 교육을 여성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곳이었다. 그러던 중 겨울학기가 되어 나는 ‘팔랑스 미술학껓’로 옮겨 수업을 받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를 만났다.
러시아 교사였던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그는 출중하게 멋진 남자였다. 남자들까지도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경탄을 금치 않을 정도였다. 그는 숱이 많고 짙은 머리카락에 표정이 풍부한 근시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두툼한 입술과 잘 손질된 뾰족한 턱수염이 우아한 개성을 더욱 강조해주었다. 먼지가 많이 나는 작업을 할 때조차도 그는 복장을 잘 갖추어 입었으며 그러한 그의 잘생긴 외모에 재치 있는 화법까지 더해져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영락없는 귀족의 풍채를 지니고 있는 남자였다.
그는 나의 자유로운 화법을 마음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