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과 표현의 자유

Ⅴ. 결론

1. 국내,외의 표현의 자유 보호 정도 비교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외국의 경우,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 폭넓게 보호하고 있다. 특히, 수정헌법의 제일 첫 번째 조항에서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향했던 선조들의 역사왿� 미국이란 나라의 형성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정립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판결은 상당부분 발견할 수 있으나 대표적인 예가 앞에서 들었던 ‘HUSTLER MAGAZINE v. FALWELL, 485 U.S. 46 (1988) ’라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나아가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는 KKK단의 인종 차별적 발언과 집회도 폭력적인 의도만 없다면 수정헌법 제 1조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는 판결과, 우리의 정서로는 더욱 이해하기 힘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정면으로 대적하는 신나치주의자들(NSPA)의 유대인 마을에서의 집회까지도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범위 안에 속한다는 판결은 가히 그 정도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폭 넓은 보호의 영역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자유 민주주의의 질서 아래서 누리게 된 표현의 자유는 이 기본권을 보장해주는 그 질서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행위까지도 보호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자유’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념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일명 ‘르노판결’로 알려진 ‘통신법(그 중 통신품위법)’에 대한 위헌 판결이 있겠다. 이 판결에서 지방법원과 연방 대법원은 청소년들에게 ‘상스럽거나 명백히 모욕적’인 내용의 표현물을 전송하는 것을 금한 통신품위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유인즉, 인터넷은 그 특성상 방송과 인쇄매체의 성격을 모두 내포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방송처럼 예기치 않게 음란한 화면이나 정보를 얻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볼 수 있으며 수용자의 적극적인 행위왿� 더불어 컴퓨터를 이용한다는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인쇄매체왿�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방송이 표현의 자유의 일정한 제한을 전제하는 것에 반해 인쇄매체가 언론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동들의 보호 역시 필요하다 할 것이나, 그것 때문에 성인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은 성인들에 대한 지나친 권리의 포기를 강요하는 위헌적인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장을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극도로 정보화 되었으며, 지금도 그 진행과정에 있는 현실을 역행하게 하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이 주된 논거가 되었다.

이에 비교해 본다면, 물론 우리나라도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많은 판결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정치, 시대적 특성상 ‘국가보안법’등과 같이 상당부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있기에, 그리고 미국의 경우왿�는 또 다른 법적 체계 및 발전 과정을 가지고 있기에 비교적 표현의 자유의 제한이 빈번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우리 민족의 유교적 사상관에 의해 표현의 자유 보다는 개인의 인격권 및 존엄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팸메일의 규제 정책과 관련하여 우리 법이 ‘Opt-out` 방식을 취함으로 스팸메일 발신자의 표현의 자유를 너그러이 인정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우리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도 점점 표현의 자유의 보호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들이 늘어나고 있음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