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댿�안세계화 운동(15)

1. 들어가며
20세기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1999년 11월 30일 미국 시애틀에서는 WTO 각료회의가 예정되어있었다. 이 각료회의는 WTO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 즉 ‘밀레니엄 라운드’의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회의였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이루어지던 20 세기의 막바지에, 그 흐름을 공식화하고 가속화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 회의에 맞춰 시애틀로 모인 사람들은 세계 각국 정부의 각료들만이 아니었다. 전세계의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과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만 명도 시애틀로 모여들었다. 시애틀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은, 1980년대 이후 `대안은 없다`며 이 지구상에 강요되었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전세계를 대상으로 외쳤다. 전세계의 노동-민중운동 활동가들은 시애틀 중심가를 점거한 채 WTO각료회담장을 완전 포위하면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였다. 시애틀 전역은 활동가들과 시민 5만 여명에 의해 완전히 장악 당했고, WTO 개막식은 무산된다. 시애틀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대규모 진압을 실시한다. 곧 시애틀 거리는 고무총과 최루탄을 쏘는 경찰과 시위대의 전쟁터로 돌변했고, 수백 명의 시위대가 체포된다.
이 각료회의는 결국 각 국가들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되었다. 각 국가 간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각료회담의 결렬은 밀레니엄 라운드를 미국과 전세계의 번영과 자유무역을 위한 원동력으로 만들려던 미국과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참패를 의미하는 것이며 회의장소인 시애틀 시가지를 전쟁터로 만들었던 反WTO 시위대에게는 승리를 뜻하는 것이었다.
시애틀에서의 이 투쟁은 반세계화 운동, 반자본주의 운동, 댿�안세계화 운동의 서막을 열었던 투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연대전선이 형성되고, 대규모 투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WTO, G20, APEC 등의 세계화를 추동하는 회의가 벌어질 때마다 회의를 주재하는 당국은 대규모 시위대왿� 번번이 갈등을 겪어야했다. 이 글은 1999년 시애틀 투쟁이 어떻게 가능했으며, 댿�안세계화 운동의 시작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무엇인지 분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