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 이 작은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한글파일)

[이 작은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주님, 이렇게 가려고,,, 제가 이렇게 가려고 일생을 아득바득 살았단 말입니까? 자식들한테 끝까지 짐만 지우고 고작 이런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한단 말입니까? 우리 아들, 딸들, 손자, 며느리, 고모네, 고아원 애기들 그리고 불쌍한 우리 남편까지 내가 챙겨야 될 것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았단 말입니다. 나는 이 세상에 남아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단 말입니다.

「모녀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

우리 큰딸은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딸이 학껓 다닐 때, 글을 모르는 저는 어린 딸에게 의지해 큰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곤 했지요.
그러던 딸이 못 배운 제 한을 풀어주려고 작가가 되었나 봅니다. 딸의 책이 출간되었을 때, 어찌나 읽고 싶었던지... 글을 모르는 게 그토록 답답할 수가 없더군요. 봉사하는 고아원 선생님께 부끄럽지만 부탁을 드렸지요. 누굴 닮아 그렇게 글 솜씨가 뛰어난지... 데리고 살 때는 몰랐는데 도시로 보내놓고 나니 다 큰 어른이 되 있더군요. 그 아이가 어렸을 때 집이 가난해 라면 하나 배불리 못 먹여준 것이 한이 되고, 남들 다 입어보는 비싼 원피스 하나 못 입혀 준 것이 한이 됩니다. 데리고 있을 때 더 잘해줄 것인데, 떠나고 나니 못해줬던 것만 기억납니다.
나이만 먹었지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우리 큰딸. 시집은 내 손으로 보내야 하는데. 우리 어머니가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이불도 장만하고, 살림살이도 장만 해줘야 할 것인데, 아직 못해 준 것이 너무 많습니다. 글 쓴다고 비행기 타고 다니랴, 여기 저기 뛰어다니랴, 힘들고 고단하면 한번 씩 집으로 내려왿� 쉬어가곤 하는데 그때 내가 없으면 얼마나 놀래겠습니까. 마음도 여려서 투정도 많고 개 한 마리한테도 집 사줘라 끈 사줘라 정이 많은 아인데, 내가 아픈 것을 알면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주님, 못난 엄마지만 딸을 통해 세상의 많은 감사함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