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체제의 수정에 의한 세계행정론 : 국제기구 강화론

제1 절 현존 체제의 수정에 의한 세계행정론의 의의

세계를 온 인류가 이루는 하나의 공동체 또는 하나의 세계사회로 보고, 그 세계 공동체의 공동 관심사 또는 공공문제를 범세계적 관점에서 해결하기 위하여 공공정책을 형성하고 집행하는 세계행정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문제시 된다.
국제 공동체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공동 관심사 또는 공공문제를 개개 국가들의 노력만으로는 전문적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국제사회의 구성원들은 최고 공적 권위의 실체로서 국제연합이나 각종 기능적 국제기구를 창설하여, 여기에 일정한 권한과 임무를 부여하고 국가들의 통제 하에 공동관심사 또는 공공문제를 해결하여 왔다.
그러나 여기에도 일정한 범위에서만 기대되는 결과를 산출하였지 전체적으로는 인류의 여망에 크게 미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인류의 여망에 부응하는 방법은, 개별 국가들에 의한 자치적 행정과 국제연합이나 각종 기능적 국제기구에 의한 행정을 양축하는 하는 현존 체제를 수정하는 데서 찾아진다.

<중 략>

공동 방목지의 비유를 더 넓게 국제체제에 적용하여, ‘국제 공동지’ 또는 ‘지구 공동지’라는 관점이 도입되고 있다. 사실 이미 대양, 외기권 우주, 그리고 남극대륙과 그 자원은 인류의 재산이고 국제 공공재산이라는 점이 세계 공동체에 널리 인정되기에 이르렀으므로, 이미 국제공동지의 관념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동 방목지의 비극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국가 공동체의 경우, 정부라는 공적 권위체가 이기적이고 파괴적으로 행동하려는 개인이나 집단의 자유에 대하여 일정한 제약(규제)를 가하는 정부의 일상적 개입 활동을 통하여 공동의 복지를 보호하고 추구한다. 이는 마치 루소가 “인간은 자유롭기 위하여 강제되어야만 한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국제사회에서는, 각종 기능적 분야의 국제기구들의 활동들이 그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 사실이지만, 부분적이고 임시적, 단독적 이며 불안정하고 편파적인 속성이 심하여 현 국제기구는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세계공동체의 경우 이기적으로 행동하여 전체 세계공동체의 복지를 손상시키는 국가를 규제할 실효성 있는 국제체제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