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스트로스1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서양인은 우세한 기술과 기독교라는 신앙으로 무장하여 식민지 지배에 열을 올렸다. 서양인은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었고 그들을 맞이한 아프리카 문화, 동양 문명, 원시 문명 등은 소멸과 멸망 또는 침체라는 비극을 겪어야만 했다. 20세기에 들어왿� 서구 문명은 인류 문화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왿� 평등, 박애를 부르짖으면서 인류 문화의 최고봉에 도달했다는 서양 문화의 뒷면에는 약한 자에 대한 폭력, 이질 문화에 대한 불관용, 그리고 자기왿� 동일하지 않은 존재에 대한 거절이 숨어 있다. 폭력과 이성, 이것이 서구 문명의 정신 자체 속에 있는 양면성이다. 희랍인은 이미 헬라스왿� 바바라를 구별하였다. 희랍 시대 이래 서양에서 폭력과 이성은 공존해왔고, 이성은 폭력을 바탕으로 가혹한 지배권을 행사해왔다.
이성과 비이성을 구분하는 서구 정신은 광인과 야만인을 같은 범주에 넣는다. 광인과 야만인이 다같이 이성과 무관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성에 대해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인은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없이 감금되어야 하고 야만인은 지상에서 소멸되어야만 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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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비-스트로스의 인식론은 합리주의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인간의 이성이 사물의 심층으로 파 내려갈 수 있음을 긍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론적 입장은 사물들의 심층이 합리적 구조로 되어 있다는 존재론적 믿음과 쌍을 이룬다. 이러한 생각은 특히 베르크손으로 대표되는 형이상학의 입장과 대비된다. 베르크손에 의하면 실재 즉 참된 존재는 ‘절대적인 질적 풍요로움’이다. 이 말 소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장이 들어 있다. 우선 실재는 단순한 존재 즉 타자가 섞여 있지 않은 존재의 기본 단위(이데아, 원자, 음소 등)로 분리하기 힘든 연속성을 형성한다. 단순한 존재들은 이 실재를 추상화한 것일 뿐이다. 단순한 존재들로 나누어진 것들은 그 말의 넓은 의미에서 양적인 존재들이다. 즉 그것들은 측정된 것들, 수학화된 것들이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넓은 의미에서 ‘수학화 가능한’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베르크손은 이러한 수학화가 사물의 표면만을 드러낼 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