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론] 광장 비평

심리주의 비평 방법 (이정훈)

[광장] 에서 최��훈은 이명준을 비롯한 작중인물 등의 외적 행동보다는 오히려 내면적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적인 욕망'이니 '터부의 벽'이니'순결 콤플렉스'니 '사디즘 충동'이니, 또는 '카타르시스'니 하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심리주의적 특성은 무엇보다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제2의 정신의 지형학'(?프로이트의 이론), 죽음의 상징성, 그리고 주인공이 보여주는 죽음의 본능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애정 혹은 반대로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반감이나 증오?)를 느끼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 작품에는 이명준이 어머니를 차지하기 위하여 아버지왿� 갈등을 겪고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이 소설의 화자는 대학생 시절의 이명준에 대하여, "어머니 생각은 가끔 나도, 아버지는 살아서 지척에 있었건만 정히 보고 싶지도, 생각나지도 않았다."고 적는다. 8.15 그 해 북으로 간 아버지왿�의 소원한 관계는 이명준이 월북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월북한 아버지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려는 '붉은 심장'을 가진 혁명가가 아니라 '혁명쟁이'로 전락해버린 사실에 실망을 느끼고, 집을 나왿� 하숙집에서 생활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한편, 이명준의 어머니는 강윤애나 은혜라는 여성을 통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이 두 여성은 주인공에게 연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머니에 더 가까운 인물로 부각되어 있다.윤애왿�의 관계에 대하여 화자는 " '사랑' 이란 말속에, 사람은 그랬으면 하는 바람의 모든 걸 집어넣는다. 그런, 잘못과 헛된 바람과 헛된 믿음으로 가득 찬 말이 바로 사랑"이라고 말한다.이렇듯 이명준은 윤애왿�의 사랑 속에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투사하고 있다. 특히 이명준에게 있어 은혜는 '부드러운 가슴과 젖은 입술을 가진 인간의 마지막 우상'에 해당한다. 그녀는 여러 면에서 그에게 어머니왿� 같은 구실을 하는데, 이명준과의 성행위가 끝나면 그녀는 으레 그의 머리카락을 애무하곤 한다. 이 행동에 대하여 화자
는 단적으로 "가슴과 머리카락을 더듬어오는 손길에서 그는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니왿� 아들, 아득한 옛적부터의 사람끼리의 몸짓"이라고 적는다. 결국 이명준은 이 두 여성과의 관계를 통하여 잃어버린 모성을 되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비록 상징적이나마 어머니에 대하여 남다른 애정을 느끼는 반면 아버지에 대하여 적대감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의 행위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