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문학 -피억압자들의 존재방식-:은희경『마지막 춤은 나왿� 함께』, 공지영『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비평

1. 들어가며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많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페미니스트를 폄하하는 ‘꼴통 페미니즘’ 담론으로 가득하다. 이것 하나만으로 남녀평등이 얼마나 구현되지 않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페미니즘의 반대 측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우받기를 원하는 여성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강하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면,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랫동안 차별받아 왔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여성, 아이, 장애인 등은 사회에서 약자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이 약자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여성은 약자인가? 약자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여성이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음을 강조한다.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여성이 제도적으로는 아무런 제약이 없을 만큼 여성의 지위가 상승했다.
여성이라는, 혹은 남성이라는 ‘성별’은 하나의 굴레다. 타고난 성역할 따위는 없지만 사회적으로 성역할이 구분되어 있다. 인간인 이상 사회의 성역할을 배우며 굴레를 갖게 되고 자라면서 그 굴레는 점점 더 조여든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 자기 자신에 대해, 혹은 타인에 대해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페미니즘은 이 굴레를 벗어 던지기 위한 노력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을 번역하면 여성중심주의, 여성주의가 아닌 남녀평등주의가 되는 것이다.
다만 여성은 이러한 편견과 굴레에 있어 좀 더 가혹하고, 좀 더 불리한 위치에 있을 뿐이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라는 것이 성립한다. 조금 더 확실하게 하자면, 제도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일반 여성을 제외하고 성매매 종사 여성, 이혼녀, 미혼모, 재혼녀 등도 약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굴레가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맞닥뜨려 더욱 가혹하게 작용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소설 속의 몇몇 인물들도 이러한 위치에 있다. 본고에서는 이렇게 여성을 약자 혹은 피억압자라는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약자들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삶의 방식,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방식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관해 쓰고자 한다. 그리고 소설에서 제시하는 방향과 그 한계 또한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