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국사오디세이 1권

1. 역사

역사란 역사를 쓰는 자가 사건을 만져서 세워 올리는 것이다. 세상에 객관이 있겠는가. 앞뒤 전후 사정 다 살피자고 하면 끝이 없다. 누군가가 자동차 창문을 깨버렸다. 맥락이 없으면 재물손괴죄로 구속될 수 있겠지만 자동차 안에 아이가 질식하고 있다고 하면 구원적인 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물론 진실 쪽이 조금 불편하긴 하다. 하지만 누구도 진실을 모두 알 수는 없으리라. 기록된 글자왿� 구전되어 오는 말들과 신화를 뭉뚱그려야 실체가 조금이라도 손에 잡힐 것이다. 진실은 역사왿� 신화의 중첩이다. 두 개의 판을 덧대야지만 볼 수 있는 구멍 뚫린 널판지다.
시인이 역사를 쓰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겠다. 저자는 한반도의 역사를 훑는 것에는 신화의 탈을 벗겨 내겠다는 의도가 있다. 237쪽의 진술이다.
<사실 역사를 신화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가장 위력 있는 매개는 문화예술이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권력이다. 그리고 그 안에 역사 속으로 역사 이전 속으로 사라진 모든 나라들이 현존해 있다>
우리의 집단 무의식 속에 밈(문화 유전자)가 살아있다는 말일테다. 사라졌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인식. 역사라는 문자 기록 말고 우리의 마음 속에도 기록된 것이 있다. 신화는 역사를 외우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는 늘 살아남은 자에게는 불편했다. 또한 기억되기도 어렵다. 그래서 ‘스토리텔’링과 ‘메타포’라는 생각의 도구에 기댔다. 과거가 햇빛을 쪼이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나오면 신화가 된다.

<중 략>

역사는 강자의 것이고 신화는 약자의 것이고 남는 것은 강자의 것이고 사라짐은 역사의 것이고 정치는 강자의 것이고 예술은 약자의 것이라 사라진 것에 대한 그리움은 역사가가 아닌 예술가가 할 일이다. 3. 결론 성찰 없는 계획은 무의미하다. 243쪽은 부여의 대소왿� 고구려의 대무신왕 대결의 관전평이다.
<기우는 부여 대소왕과 떠오르는 고구려 대무신왕의 대비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대무신왕은 하늘이 돕고 반성력을 갖췄다. 대소는 하늘이 돕지 않고 자기 힘을 너무 과신한다>
적을 알기 전에 나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패하지는 않는다 했다(손자의 백전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