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에서 공자의 의미 - 왜 공자는 천안문광장에 왔다 갔을까

조선의 왕궁이었던 경복궁의 앞에는 얼마 전 새로 조성된 광화문광장과 함께 세종 대로라는 이름의 큰 길이 나 있고, 그 바로 위에는 도로 이름의 주인공, 세종대왕의 동상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함께 서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조선이 건국되고, 조선 최초의 계획도시로서 한양이 세워지게 되면서 중심 도시로서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러한 곳에 위치한 왕궁 경복궁, 그리고 그 바로 앞에 위치한 넓은 도로까지, 여기는 과거에도, 오늘날에도 나랏일이 이뤄지는 정치의 중심지이며, 교통의 요지이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중요한 공간이다.
과거 광화문광장이 없고 큰 차도만 있던 시절에도 이순신동상은 그곳에 서서 우리 민족의 기개를 상징하는 존재로 서 있었다. 그리고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과 그 앞의 광화문광장을 정비 및 조성하면서 새롭게 세워 진 세종대왕 동상은 과거왿� 현재의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겨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게끔 하고 있다.

<중 략>

공자가 지닌 이러한 의미는 사실 현대 중국에 있어서는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중국이 근현대사 역사 속에서 이념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을 때 천안문 광장이 새로운 바람의 최전방에 있었다면, 공자는 그에 정 반대인 ‘도태’의 상징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천안문 광장이 사회주의 정부에 의한 ‘현대화’의 상징으로 부상할 때, 공자는 그들이 타파해야 할 ‘봉건’ 그 자체였던 것이다.

<중 략>

이 사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오랜 시간 사회주의의 장막 속에 잠자는 용으로 존재하던 중국이 최근 G2로 급부상하면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는 것과도 틀을 함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의 변화에 중국도 함께 발을 맞추기 시작했고, 그들 내부의 사회 이념적인 체계 안에서도 미풍이 불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역사의 단절에서 역사의 계승으로, 이데올로기에서 문명과 문화로의 시대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