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격부인론

<사례>
갑 주식회사는 도로, 철도 및 항만 등의 대규모 토목 공사를 주목적으로 하는 건설회사이다. 갑 회사는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소규모 주택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을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유일한 사원으로 1000만원의 법정최저자본을 제공하였다. 을 유한회사의 대표이사 병은 정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가 주택을 신축할 수 없는 토지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신축할 수 있다고 확언하여 정과 주택신축계약을 체결하고 건축비의 일부 대금으로 5000만원을 수령하였다. 그 후 정의 토지상에 을 유한회사가 자금난으로 도산하게 되었다. 정은 회사의 대표이사 병과 을 회사의 모회사 갑 주식회사에 대하여 주택건축자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

Ⅰ. 서설
주주의 유한책임제도는 기업자본의 효율적 집적과 기업위험의 효율적 분산을 위한 법기술적인 개념이나 비양심적인 기업인에 의하여 불법 또는 부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됨으로써 적지 않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하여 유한책임제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러한 제도만으로는 유한책임의 원칙의 폐해를 방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즉 채권자를 사해하거나, 의무를 회피하거나, 독점을 달성하거나 영속화하기 위하여 유한책임제도를 악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이 이를 저지하는 데에는 한계점을 노정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하여는 주로 미국의 판례법에 의하여 그 의미 있는 해결이 시도 되었는데, 우리는 이를 ‘법인격 부인의 법리’라고 한다.

Ⅱ. 법인격 부인의 의의
법��격부인의 법리란 일반적으로 독립의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회사 기업에 대하여 그 형식적인 독립성을 인정하는 것이 정의왿� 공평에 반하게 될 때에 특정한 사안에 관하여 회사의 독립성을 부정함으로써 그 회사의 배후에 있는 사원과의 분리원칙의 적용을 배제하고, 회사왿� 그 구성원인 사원을 동일시함으로써 권리관계의 타당한 해결을 도모하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회사기업의 법인격을 전면적, 영구적으로 부인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당해 법률관계의 해결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분적 일시적으로 법인격이 없는 것과 같이 취급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