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비영- 덕혜옹주 독후감

“덕혜옹주는 한일병합 뒤인 1912년에 귀인 양씨에게서 태어났다. 고종이 죽은 뒤 일제는 13살이었던 덕혜옹주를 일본으로 끌고 가 도쿄의 여자학습원에 넣었다...(중략)... 흔히 그녀를 비극의 공주라 부른다. 지금도 쓰시마에는 그녀의 비극적 이야기가 아련히 전해지고 있다.”

-한국사 이야기-우리 힘으로 나라를 찾겠다 中-

위의 구절이 총 22권의 역사책 중 덕혜옹주의 삶에 관한 대목의 전부이다. 이렇듯 역사학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그녀의 삶은 바쁘게 굴러가는 역사의 바퀴 위에서 차차 잊혀져 가는 듯했다. 그런 그녀의 역사에 먼저 관심을 보낸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의 여성학자, 혼야 마스코. 이에 따라서 탄생한 것이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한국 최초의 소설, 작가 권비영의 덕혜옹주이다.

<중 략>

덕혜옹주의 등장인물 갑수왿� 한창수는 일제강점시대 일제에 빌붙던 이기적인 일본군앞잡이들과 권력을 쥐어보고자 했던 친일파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비루한 인생을 살던 이들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욕심이 앞섰고 권력에 눈이 먼 자들은 동포에 대한 애정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이러한 자들의 욕망을 간파한 일제는 그들을 십분 이용하여 더 잔혹하게 백성들의 숨통을 조여 왔다. 제법 교육 받은 청년들도 대우 좋은 헌병보조원에 지원하여 친일행위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들은 의병으로 가장하여 몰래 정보를 빼내는 일은 물론, 반일파를 직접 체포, 고문하였고 권위를 앞세워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반민족적인 행위를 마다하지 않았다.

급한 호루라기 소리가 따라붙었다. 무슨 이유로든 일본 순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아이일 것이다. 어찌 그 아이뿐일까.

학껓를 오가던 덕혜는 마차의 창문을 통해서 세상을 보게 된다. 일본 순사에게 내쫓기는 사내아이. 하늘에서 뿌려지는 삐라. 그리고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던 한 소녀. 일본의 순사는 어떤 이유로는 어린 소녀왿� 소년들을 강제로 끌고 가기 일쑤였다. 잡일을 시키기 위해, 하수노릇을 시키기 위해, 또는 여자아이의 몸을 탐하여 어린소녀를 강제로 끌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