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플라톤 '향연' - 사랑에 관하여

1. 서론: 질문을 던지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한 번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나도 『향연』을 읽기 전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았다.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알기 힘든 것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무엇에 대한 사랑인가?
사랑의 대상이 되는 그 무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사랑은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필자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어떤 것 -특히 살아있는 생명체, 그 중 이성에 대한 사랑이 가장 강력한 것- 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보았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향연』은 에로스(사랑)를 예찬하는 말의 잔치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인 등장인물들 역시 처음에는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라는 것에서 사랑의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화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사랑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닌 이성적인 분석에 기반 한 진리를 추구하는 어떤 것을 말함을 드러내고 있다. 논의는 단순히 감성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사랑의 이성적인 분석의 향연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사랑에 대해 얼마나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는지 책을 읽으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본고에서는 『향연』에 드러난 사랑의 논의가 소크라테스에서 그의 제자 플라톤으로 또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치면서 어떻게 확장되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사랑의 불멸성: 소크라테스의 '출산'
『향연』은 등장인물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사랑(에로스)에 대해 긴 연설을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각 토론자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 하면서 앞선 사람의 이야기를 일부 받아들이고, 일부 비판하면서 논의를 이끌어간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소크라테스에 이를수록 사랑의 의미가 구체화되고 확장된다.
토론자 중 한명인 아리스토파네스는 특이한 예를 통해 사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로 등을 맞대고 붙어있던 인간이 태초에 하나님에 의해 분리되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분리 된 인간들은 자기 자신의 또 다른 반쪽을 갈망하면서 그것과의 합일을 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