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석댿�의 왕국 -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조직행동론 관점에서 분석

Ⅰ. 서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또 ‘엄석댿�’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다. 서울에서 전학 온 한병태의 눈으로 바라본 시골 학껓의 모습은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학껓라는 작은 조직, 그 안에서도 가장 작은 조직 학급에서의 일들을 보며 우리는 이 영화를 그저 허구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작은 학급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는 권력과 갈등, 또 여러 행동양상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내용 중 성인이 된 주인공의 독백 중 이런 대사가 있다. “그 때 엄석댿�가 변화의 위협을 알면서도 끝까지 달려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왕국이 너무 크고 훌륭했으며 화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사 속의 ‘변화’는 무엇이었으며 ‘그의 왕국’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그가 그 속에서 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Ⅱ. 본론
1. 한병태의 눈에 비친 5학년 2반
1-1. 엄석댿�의 왕국
첫 전학을 오던 날, 한병태는 시골 학껓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다. 자기소개를 하는 저를 무시하더니 빈자리에 앉으라 대충 이르고는 자습을 시키고 나가버린 선생님도 그랬지만, 더 이상한 것은 반 아이들이었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여느 또래처럼 시끄럽게 떠들며 저에게 ‘남대문 가봤니?’, ‘전철 타봤어?’ 묻던 아이들이, 뒤에서 들려온 “조용히 해!” 한 마디에 모두 입을 그치며 제자리로 돌아간다. 누군가 하고 뒤돌아보니, 덩치 큰 놈들 몇몇이 뒤에 앉아 위압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저를 보고 이리로 오라 하기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다른 한 명이 그런다. “야, 한병태! 급장이 부르잖아. 급장이 부르는데 안왿�? 전학 온 놈이 급장한테 신고도 안해?” 한병태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급장’이란다. 급장이 무슨 큰 벼슬이기에 부르면 쪼르르 가야하냐는 말이다. 멱살까지 잡힌 상황은 우습게도 다시 급장에 의해 중재되었다. 그저 그냥 “모두 제자리로 가.” 하는 한 마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