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비평문

1. 들어가며
2008년 11월에 출간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신경숙이라는 작가의 작품들 중 단기간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엇보다도 메이저 출판사, 언론 플레이가 아닌 독자들의 순수한 열기로 이루어진 관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많은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대부분 작품에 대한 긍정의 시선이었는데 이러한 반응은 이 작품이 다수가 공감할만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복잡하고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가부장적 가족 체제는 점점 핵가족화로 그리고 탈가족화로 변화하게 되었다. 따라서 가족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엄마(『엄마를 부탁해』)는 탈가족화시대의 반시대적인 인물로 보일 수 있었다. 즉, 독자로 하여금 작중 상황에 몰입하기 보다는 반시대적인 엄마의 모습을 통해 반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엄마를 부탁해』는 가족과 모성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독자들 대부분이 이 소설의 상황을 허구적 상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이미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유희석은 이러한 양상에 대해 우리시대의 개인주의 정서를 『엄마를 부탁해』가 거스르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해가지만 여전히 엄마는 본능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모성을 자극시키는 존재이다. 유희석은 한국사회의 가족문제들 속에서 『엄마를 부탁해』가 대중적 호소력을 지니는 이유를 여기에 두고, 신경숙을 비롯해 공지영, 서하진 등의 최근 작품을 묶어 ‘가족서사의 귀환’으로 규정했다.
다양한 가족 문제가 속출하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린 『엄마를 부탁해』가 단순히 가족과 모성이라는 소재만으로 대중적 호소력을 지닌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살펴봐야 한다.

2. 잃어버린 엄마 그리고 잊어버린 엄마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고 시작되는 소설은 독자 ‘너’를 이야기 안으로 불러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