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1. 들어가며
어린 시절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명작 ‘빨강머리 앤’을 아주 오랜만에 다른 형태로 만날 수 있는 너무 반가운 책이 출간되었다. 사실 어릴적 TV에서 본 빨강 머리 앤에 대해 선명하게 기억나는 거라고는 앤의 빨강 머리왿� 얼굴 뿐이다. 앤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는 건 당연히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 누군가는 앤이 했던 말들을 무심히 넘기지 않고 있다니 정말로 신기했다. 게다가 앤이 한 말을 노트에 적으면서 기적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니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과연 앤이 무슨 말을 했고 그것이 어떤 생각을 불러일으켜 작가는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 것인지 정말 궁금해 결국 책을 손에 넣게 됐다.
10여년 전 인간관계에서 쓰디쓴 실패를 경험한 이후 소설가의 꿈이 멀어지고 결국 회사에 사표를 던진 저자는 50부작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을 다시 찾아보면서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을 통해 그동안 지쳐있던 심신을 위로를 받는다. 이후 다시 꿈을 향해 기대해보기로 굳게 결심했다고 하며 비록 예쁘지는 않지만 너무도 사랑스러운 앤이 하는 말들을 이 책에 하나씩 하나씩 담았다. 책의 내용은 물론 ‘빨강머리 앤’을 보지 않은 독자도 무난하게 그리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자는 앤의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그녀가 한 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개인적 경험담도 책의 중간 중간에 곁들였다. 상반기 베스트셀러인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치유의 글이라면 이 에세이는 성찰의 글에 가깝다.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은 기억 속, 유년시절의 추억으로 깊이 새겨졌던 빨강머리 앤의 사랑스러운 말들을 다시 불러오며, 지금까지의 삶에 대하여 함께 공감하고 슬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을 채워간다. 이 책에는 [우연을 기다리는 힘], [고독을 좋아한다는 거짓말], [슬픔 공부법], [더 잘 사랑할 수 있는 사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변한다] 등 모두 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