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연구수업(고려대외 관계, 북진정책)

1. 한국사 교육의 특성
역사가 ‘과거에 인간이 행한 것에 대한 인식 행위’ 라고 한다면, 한국사란 ‘우리 민족 또는 국가가 과거에 어떠한 것을 이룩하였는가에 대한 인식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 보면 역사란 그 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 또는 개인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것들과 관련된 역사적 측면에 주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사라고 한다면 학습자 개개인의 관심사, 흥미 또는 문제보다는 우리 민족 또는 국가의 관심사 또는 문제가 우선시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사 교육의 특수성이 있으며 어려운 점이 내재해 있다. 왜냐하면 아직 학생들이 국가 또는 민족의 관심사를 자신의 관심사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 교육은 기본적으로 정통적인 의미에 있어서 우리 민족사 또는 국가사에 대한 학습을 추진하고 전개해 나가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즉, 과거 우리 민족 또는 국가가 어떠한 일을 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이룩하였으며, 또 무엇을 해결하지 못하였는지를, 그리고 일의 과정에서 어떠한 사고의 과정을 겪었는지를 인식하는 학습을 본격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한국사 교육은 우리 민족 ․ 국가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험하였던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명확히 하고, 그것들을 익혀 우리 국민들의 공통된 지식을 형성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우리 민족이 경험했던 것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인식의 차원에서 접근했던 감이 없지 않다. 앞으로는 유용성의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다양한 학습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요청된다. 특히, 학생들이 보다 질 높은 역사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역사적 사실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한국사 교육이라고 하여 반드시 국가 및 민족의 문제나 관심사의 관점에서만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학생의 입장에서도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국가가 중심이 되어 국민 형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국사 교육의 한계를 한 단계씩 극복해 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