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향연 에세이: 현대사회에서 육체적인 사랑의 의의

플라톤은 그의 대표 저작 『향연』에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에로스의 사다리에 대하여 말한다. 이는 사랑의 진리인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것’에 다다르기 위해 육체의 아름다움, 영혼의 아름다움, 행실과 앎의 아름다움, 지혜의 아름다움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제시된 4가지의 아름다움을 순서대로 거쳐서 아름다운 것을 직관하게 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육체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영혼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 보다 하위의 것이며, 영혼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행실과 앎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 보다 하위의 것, 행실과 앎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지혜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 보다 하위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플라톤은 정신이나 행실, 지혜, 아름다운 것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육체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뛰어난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과연 현대의 관점에서도 육체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이 위 5가지의 아름다움 중 가장 하위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정신적, 이성적인 것이 우선적으로 추구되어오던 과거왿�는 달리 현대에 들어서는 육체적, 감정적인 것들도 추구해야할 대상으로 인정받고 그 중요성을 더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근현대에 들어 주장된 여러 가지 철학이론 중 하나인 포스트모더니즘은 근현대인들에게 일시적으로나마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이전부터 주장되어오던 거대담론들의 해체를 추구하기 때문에 해체주의라고도 불리며, 또한 다원성, 다양성을 강조하는 철학이다. 때문에 포스트모더니즘 이전의 시대인 모더니즘, 더 나아가서는 고대의 철학에서 긍정되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개념들을 부정하고 그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였던 개념들을 전면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이는 욕망의 다양성을 긍정하며 이성에 의해 지배받던 현대인들을 보다 감정적인 존재로 탈바꿈시켰다. 이처럼, 다원성이 중시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관점에서 이성과 정신을 강조하는 향연에서의 플라톤의 사상과 더 나아가 플라톤주의의 모습에 대하여 고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