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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법실증주의왿� 자연법론은 법철학에 있어서 주요 화두이다. 이 두 개념이 양립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조화할 것인지, 양립할 수 없다고 본다면 둘 중 어느 것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두고 여러 학자들의 연구가 이루어졌다. 두 이론의 연구왿� 대립이 20세기부터 이어져 왔음에도 여전히 논쟁적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이슈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온전히 법에 의존할 수 없는 문제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법은 도덕의 최대한’이라거나 ‘형법은 도덕의 등뼈’라는 격언처럼 법은 사회 구성원들이 지키고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 가치를 성문법적으로 규정하고 이것에 대해 강제력을 부여한 것이다. 문제는 도덕과 윤리, 가치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개인마다 어느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이슈에서 이것의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가치 충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을 법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오히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을 적용해 판단하는 사람-우리는 이런 사람을 ‘법관’이라고 한다-에게 일정 부분 자율성을 부여해 가치를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논의의 필요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물음이 가능해진다. 법이 자신에게 부여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법률 이외의 어떤 전제를 앞세울 수 있는가? 법이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가? 법이 가치를 지향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아래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답해 보고 이해를 돕기 위해 법과 가치가 충돌하는 사안, 법이 가치를 지향한 사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II. 본론
1. 법철학의 의의
법이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여기서 말하는 ‘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은 법철학이 무엇인지로 귀결된다. 여기서 말하는 ‘법’은 법철학의 연구 대상이 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