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현장 연구 관찰보고서

한 공간에 역사왿� 현재가 모두 담길 수 있을까. 특히나 며칠 사이에 건물이 바뀌고, 없던 게 생겨나는 오늘 같은 날에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이상 과거의 모습을 공간에서 명시적으로 찾아내기란 힘든 일 같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몇 안남은 대도시 서울 안에 서촌이 있었다. 서촌이란 지명은 어느 한 동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15개의 법정 동을 아우르는 경복궁의 서쪽 마을을 가리킨다. 경복궁 서측에서 인왕산 사이의 지역으로 청운동, 궁정동, 신교동, 옥인동, 효자동, 창성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통의동, 체부동, 필운동, 사직동, 내자동, 적선동까지를 포괄하는데 조선시대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주요 통치기관과 함께하면서 역사적 층위왿� 경관요소를 갖는다1) (박환성, 여수경, 정미선, 최경란, 2017). 조선시대에는 경복궁의 입지적 조건에 의해 사대부왿� 궁인 등을 중심으로 한 취락촌이 형성됐고, 일제강점기에는 옥인동과 효자동, 통인동 일대가 일본인과 친일파의 거주지가 되면서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거주인과 또 그들의 삶의 모습이 바뀌었다. 해방이후에는 일본인과 친일파들의 재산 몰수 재분배로 인해 정부가 옥인동에 피난민, 이주민들의 거주지를 만들어 주거문제를 해결하였으며 근대에 들어서는 전통 보존의 목적으로 서촌지역의 개발을 제한해 서울의 고전의 모습이 유지되고 있다. 서촌은 옛부터 북악산과 인왕산의 빼어난 경관을 바탕으로 문학인, 예술인들이 활동의 본거지로 삼아왔으며 2000년대까진 개발제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낮은 지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예술인들이 몰려 예술과 삶이 역사적으로 혼재된 공간이 됐다. 서촌이 2019년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지금의 역사왿� 민중들의 삶이 지나갔다. 역사의 속도로 볼 때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지만, 지금 서울 서촌에서 민중들의 삶이 스쳐가는 속도는 과거에 비해 빨라졌다. 독특한 예술가들의 밀집으로 형성된 서촌만의 경관이 미디어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고, 이를 느끼고자 찾은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도시가 붐비게 되었다. 그 결과 주변 상권이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