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산후조��

인류가 동물의 단계를 벗어나서 사회를 이루어 살기 시작하면서 생명의 고귀함에 대해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생명의 탄생은 당시의 인간들이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의 영역이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많았기에 생명의 탄생은 신비스러운 일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과학이 발달하여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어서 사람들은 생명의 탄생과 관련하여서는 종교적이고 주술적인 설명에 더 귀를 기울인다. 그리하여 인간의 탄생과 관련하여서 각 사회마다 복잡하고도 정교한 종교적․주술적인 의례가 발달하게 된 것이다.
한편, 새 생명의 탄생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류가 사회를 형성한 이래 생명의 지속적인 탄생으로 인류의 수백만 년의 역사가 지속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사회의 영속성은 새로운 구성원이 끊임없이 영입되어야만 지켜지는 것이다. 남녀가 만나서 혼인을 하게 되면 사회의 최소 기본단위인 가족이 형성된다. 그 가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둘 사이에 아기가 태어나야만 한다. 부부만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두 사람이 죽으면 곧 해체되지만, 자손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족은 지속성을 가지는 구조를 갖게 된다. 지속성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출산은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부모를 포함하여 친척들, 이웃들, 그리고 그들이 속한 집단의 사람들이 모여서 출산의례를 행하는 것은 출산의 사회적인 중요성을 강조해 두고자 하는데 있다.
출산이 성스럽고, 또 사회를 지속시키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되는 특징이다. 그러나 각 민족이나 문화가 출산이나 출산의례를 각기 다른 형태로 발달시켜왔다. 한국의 고유한 출산과 출산 후의 산후 조리법을 알아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모든 것이 서양의 틀에 맞추어져 변해가고 있는 요즈음 뒤늦게 전통적 산후 조리법에 대한 관심은 엉뚱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오히려 요즘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의 전통적인 민속의 방법들이 과학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너무나 서구적이게 변해버린 간호학이란 학문을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이 우리의 전통적인 출산에 관해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