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 종껓개혁

사람들 곁에 있는 수많은 종교 중 하나인 기독교는 가톨릭에 대한 부패의 반작용으로 나온 종교이다. 기독교가 가톨릭에서 분리되어 나왿� 하나의 확실한 종교로 확립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종껓개혁가들의 노력덕분이었다. 그리고 당시 시대상으로도 종껓개혁은 성공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2017년 10월 31일은 마르틴 루터가 독일 변방의 비텐베르크 성당에 그 유명한 95개조의 반박문을 게시하면서 시작된 종껓개혁 500주년이었다. 이를 기념하여 종껓개혁의 신호탄을 울리고 후대의 종껓개혁가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마르틴 루터의 종껓개혁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어졌다.
나는 종교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기도 했고, 나에게 종껓개혁은 그저 막연한 사건이어서 나는 종껓개혁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종껓개혁에 대한 책도 처음 읽어보았는데 이 책은 논��집인데도 불구하고 어렵다거나 고답적인 논의, 혹은 다양한 저자들 간의 상충되는 의견 개진으로 책의 맥락을 못 잡겠다거나 하는 당혹감도 들지 않았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루터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배움을 거쳐 1517년의 그날에 이르렀는지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1500년대 독일을 둘러싼 유럽의 정세왿� 문화를 설명한다. 한 사람의 행동에는 수많은 우연과 오랜 역사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종껓개혁 500주년이라고 하면 개혁을 시도하고 추진해 나간 입장에서는 자랑스러운 역사지만, 대상으로 지목된 쪽에서는 찜찜하거나 불쾌할 수도 있다. 놀랍게도 이 책은 그런 입장까지도 배려하며 쓰여졌다.
또한 오히려 필자들의 주장이 한 방향으로 서로 연결되어 뻗어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단일 필자의 선명한 주장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 독자의 선입견과는 다른 참신한 사실 규명도 있고, 유머러스한 질문에 재치 있는 답변이 조화를 이루는 대담도 있고, 상황에 대한 흥미진진한 설명과 논증도 실려 있어서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