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챕터2 독후감

‘불안’과 ‘무기력’은 근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 것은, 특히 젊은 청년들에게 사랑 받는 것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젊은이들의 무력감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명확한 목적의식 없이 브랜디왿� 클래식과 순문학을 소비하는 삶. 그리고 비 내리는 날 공중전화 부스에서 “너는 지금 어디에 있어?” 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주인공.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이 이 소설에서 이상한 낭만과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의 무의식 저변에 자리하고 있는 무기력의 원인을 탐구하기 위해,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정신분석 전문의였던 저자는 이 책에서 전체주의에 기꺼이 복종하는 근대인의 심리적 기제왿� 성격 구조를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1. 자유로워질수록 불안해진다

“근대의 사회 체제는 개인을 발달시켰지만 그를 더욱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자유를 증가시켰지만 새로운 종류의 의존을 낳았다.” (p.114)

중세왿� 근대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자유의 양이라고 생각한다. 근대로 오면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양은 중세왿�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동안 중세인은 자신과 신, 자신과 민족, 자신과 신분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신, 민족, 신분 따위의 것들은 그들의 자유를 제약했다. 예를 들면 중세인은 출생 때부터 정해진 신분에 고정된 삶을 살았다. 교리를 어기지 않았고, 신의 구원을 삶의 목적으로 삼았다. 신분과 교리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탐구하고 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경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근대에는 이러한 외부적 요인들이 사라지고 삶은 스스로가 꾸려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얼마나 돈을 벌든, 어떤 비전을 가지든, 그 선택과 책임은 오로지 개인 한 사람에게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