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서조��

국제화시대에서 외국의 적용과 인정은 그 사례가 늘어나고 빈번하지만, 각 국가의 고유한 생존방식과 원칙, 그리고 문명화된 국제사회에 기준점의 현존을 위해 배척되는 경우가 있다. 국제사법규정에 의하여 준거법으로 지정된 외국법의 내용은 추상적인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당해 섭외사건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그 결과를 파악하기 전까지 외국법의 내용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국제사법에 의하여 지정된 준거법을 적용함으로써 내국, 즉 법정지의 공서양속에 반하거나 내국의 사법적 질서를 해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일부다처제혼을 인정하는 국가의 국민이 이미 혼인한 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다시 혼인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 혼인의 성립에 관한 규정(국제사법 제36조 제1항)에 의하여 그의 본국 법을 적용한다면, 그의 본국 법에 따라 일부다처제가 인정되는 까닭에 우리나라에서도 제2의 혼인의 성립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부다처제혼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혼인을 유효하게 성립한 것으로 인정한다면, 이는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게 됨을 물론이고 사법적 사회생활질서 등 공서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과연 준거법으로 지정된 외국법은 그 내용여하를 불문하고 당해 섭외사건에 절대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하는 것을 배척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게 된다.

이에 현대의 대다수 국가들은 자국의 공서나 사법적 질서가 교란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대부분의 국가는 자국의 국제사법이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한 때에도 일정한 경우에는 그 적용을 배척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를 “공서의 원칙”이라 한다.

그러나 공서의 원칙은 그 현실적으로 어디에 있던지 간에 내외법의 평등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서 국제사법의 일반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서원칙은 국제사법 적 질서에 비추어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