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 <악의 꽃> 중 '술의 넋'

1. 샤를 보들레르(1821~1867)

내 인생은 처음부터 저주받았음이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운명은 평생 계속되었지요. -샤를 보들레르

보들레르는 1821년 4월 9일 아버지 프랑수아 보들레르왿� 어머니 카롤린느 드파이 사이에서 태어났다. 환갑의 나이에 젊은 여인과 결혼한 그의 아버지는 환속한 사제 출신으로 당대 자유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지적이고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미술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었고,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했다.보들레르가 훗날 미술에 관한 비평과 스케치를 한 이유도 그의 아버지왿�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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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묘하다. 유대인의 영혼의 경전 탈무드에 따르면 아담이 맨 처음 술을 빚었다고 한다. 그때 처음 보는 음료수를 보고 다가온 악마는 아담에게 자신에게도 한 모금 나누어 달라고 한다. 아담은 악마에게 술을 대접한다. 술을 마시고 그 맛에 반한 악마는 아담에게 이 멋진 음료에 자신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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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예술가들에게 압도적 인기를 얻었던 술이 압생트다. 이 술은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도 그려진다. 방종한 생활 끝에 매독에 걸리고 매독의 부작용인 정신착란을 겪으면서도 술을 즐기고 찬양했던 그의 손에 압생트 잔이 들려있었으리라는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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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는 술광(狂)으로 보인다. 술에 미친 사람. 아니, 보들레르는 술 뿐 아니라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거하는 모든 것들에 중독되고 미쳐버리는 특수한 기질의 인간 같다. 중간이 없는 사람 같다. 부어서 마시고 몸에 들이붓고 취해 나자빠지며 껄껄거리며 웃는 사람. 휘청거리며 거리를 걷다 거리에 뻗어버려도 그냥 껄껄 웃어버리는 사람 같다. 자신과 타자의 경계가 없고 자신과 사물의 경계도 명확하지 않고 자신이 바라보는 모든 것들에 녹아들어 그것 자체가 되었다가 뭔가를 토해내는 사람 같다. 그런 사람이 미친 듯이 글까지 잘 쓰니 천재라고 불리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