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갈로티> 분석

1. 서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이나 신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은 후세의 작품 탄생 과정에서 다양한 모티브, 소재거리를 제공해왔고, 작가들은 이들 원형의 이야기를 차용해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변환을 해왔다. 이를테면 그리스 신화 속에서 ‘메데이아’는 이아손과 떠나기 위해 친동생을 죽이고, 나중에는 남편이 다른 여인과 결혼하려 하자 복수심으로 자신의 아이들까지 죽이고 마는 무서운 악녀로 그려진다. 그러나 독일 작가 크리스타 볼프는 그녀를 ‘메데이아, 또는 악녀를 위한 변명’에서 남성 중심 사회에서 악녀로 재현될 수 밖에 없었던 현명하고 비극적인 여성으로 재창조해낸다. 메데이아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원형이 되는 이야기의 변형과정을 통해 작가 자신의 시대 비판적 정신을 드러내고 강조하고자 하는 가치관을 부각시킨다.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레싱Gotthold Ephraim Lessing의 <에밀리아 갈로티Emilia Galotti
> 또한 과거 로마 시대의 비극적 사건에 그 원형을 두고 있다. <에밀리아 갈로티>는 대의를 위해 아버지가 딸을 살해한다는 모티브는 같지만, 결말이나 등장인물의 성격 등 많은 부분들이 비르기니아 비극과 비교해 보았을 때 차이를 보인다. 필자는 이러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부분들에서 역사적, 정치적, 혹은 여성의 지위왿� 관련해서 작가가 비판하고자 하는 점들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본고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글에서는 핵심 소재인 부녀 살해 모티브가 두 비극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또한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결말 부분을 ‘복수’ 라는 키워드를 통해 분석해봄으로써 레싱의 <에밀리아 갈로티가> 당시 역사적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2. 본론
2.1. 비르기니아 비극의 줄거리
비르기니아 비극은 로마의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B.C 59-A.D 17)에 의해 기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