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자취를 추적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이 책은 인류 문이 대륙별, 민족별로 불평등해진 원인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담론을 담으려니 책의 두께에 우선 압도되는 느낌이다. 저자는 현대 세계의 불평등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치며 발전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으로 인류가 출현한 이래 그 인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아프리카를 넘어서 세계로 진출했다. 그들은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거쳐 다시 점차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인류가 사방으로 퍼져간 것은 여느 동물과 마찬가지로 먹이 때문이다.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은 개체수가 먹이 사슬에 의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인류는 유럽과 아시아를 넘어 호주,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까지 퍼져나갔으며, 심지어 태평양의 그 넓은 바다 위에 점처럼 떠 있는 하왿�이를 포함한 섬들에까지 인류의 발길이 닿았다.

그런데 책 제목에서 시사하는 것처럼 인류가 총, 균, 쇠에 의해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다면 이는 어떤 문명이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가 십상이나 저자는 그왿� 달리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한 단순 이해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저자가 제목으로 삼은 총, 균, 그리고 쇠는 주로 유럽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자 스페인에 의해 남아메리카의 장엄한 문화가 무너졌다. 유럽인들이 옮긴 균 때문이다. 그들의 무기인 활은 유럽인들의 총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역사 진행의 차이는 결국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들에 주목하고 역사란 원시시대 이래로 그저 사람들이 살아온 사실들을 나열하는데 불과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전 세계를 무대로 그 근거들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인류 역사 13000여년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인류사를 진화생물학, 지질학, 기후학가 같이 두루 인정받는 역사적 과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사적 과학으로 정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