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난민 현황과 법제도, 제주 예멘 난민 사태의 교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난민’이라고 하면 먼 나라, 예를 들어 중동의 시리아 같은 나라에나 있을 것 같은 존재이다. 우리나라는 테러나 내전, 난민 같은 개념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자유로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2020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수는 214만 6,748명이었다. 이는 국내 총인구의 4.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OECD에서는 총인구에서 외국인 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으면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가 간의 이동이 어려워서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오기 어려웠던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 팬데믹의 마무리 단계인 올해, 그리고 내년에는 다시 외국인 주민의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도 이제 다양한 국적, 다양한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의 개념은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다. 몇 년 전 제주도에 예멘의 난민들이 대거 유입된 적이 있었지만, 예맨 난민 사태는 일회적인 사건이었고, 시리아 난민이나 최근 벌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생긴 우크라이나 난민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난민의 수용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난민의 수용과 관리를 위한 법과 제도도 부실하다. 만약 또 다시 제주 예멘 난민 사태처럼 한 번에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 제주 난민 사태왿� 같은 혼란과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제주 난민 사태 당시 우리나라에 들어온 난민들이 우리나라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는지,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포용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