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정책의 전개

(1) 서론

정책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용과 성격을 달리하는 시기의 구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는 한국경제(정책)의 변화왿�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농업정책의 시기구분에 따라, 1945년부터 경제개발계획이 추진되기 전까지에 해당하는 195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추진에 따라 한국경제가 국제분업관계 속으로 편입되어지는 1960년대 중반, 수출 지향적 공업화를 통해 경제의 전반적인 고도성장기에 해당하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반, 비교우위가 강조되면서 본격적인 경제개방을 추진해나가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말, 시장개방이 전 부문으로 확대되면서 전산업적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강화되는 1990년대로 나누어서 살펴보기로 한다.

(2) 농지개혁과 식량위기의 심화 : 8.15 ～ 1960년대 초

8.15 직후의 경제적 궁핍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미군정기왿� 정부수립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며, 6.25를 거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1950년에는 ‘경제안정 15원칙’을 시행함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중간안정’을 이룩하였으나 6.25전쟁에 따른 전비조달과 전재복구를 위한 재정수요의 팽창과 통화량의 증발로 다시 폭등하게 되었다.
이 시기는 한국경제 전체가 원조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던 이른바 ‘원조경제의 시기’로서, 농업정책 역시 이러한 전체경제정책의 성격에 의해 규정된다. 즉, 8.15에 의해 그동안 억제되어 왔던 식량수요의 분출, 해외동포의 귀환, 유통체계의 불비로 인한 매점매석 및 6.25 이후의 전반적인 혼란 속에서 가속화되어진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미국의 잉여농산물 도입을 통해 충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농업의 생산력발전의 초기적 조건이 파괴됨으로써 이후 농업발전에 있어 하나의 제약요인이 생성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한국농업정책의 전개에 있어 가장 규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농지개혁을 통해 자작농적 농업발전의 계기가 창출되기도 하는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