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 독후감

아��랑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가슴 한편에서 묘한 울림이 생긴다. 그 곡조가 지닌 애잔함과 흥겨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박윤규 작가가 쓴 책을 보고 나니 그 노래가 지닌 배경과 의미가 훨씬 더 풍부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그저 익숙한 민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 우리 민족의 삶과 더없이 깊게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그 점이 독자에게 크고 작은 물음을 던진다고 느꼈다.

한 장 한 장 펼쳐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림과 짧은 문장이다. 현란한 기교로 가득한 삽화가 아니라 담백하게 표현된 장면들이 차분하게 시선을 붙잡는다. 무언가를 과하게 꾸미려 하기보다는 노래에 담긴 정서를 표현하려 한 것 같다. 글도 마찬가지다. 길지 않은 서술인데도 마음속에 조용히 젖어든다.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자유왿� 평화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설명도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더없이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되새기게 만든다.

대대로 구전되던 가락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야 그 곡이 어떤 맥락으로 전해졌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기쁠 때도 즐겨 불렀고, 힘들 때도 자주 이 멜로디에 기대었다고 한다. 분위기 자체는 슬프면서도 신명나는 이중성을 품고 있다. 고난 속에서 위안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배어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는 역할도 했을 것이다. 민족의 희로애락이 녹아든 노래라는 게 정말 맞는 말이라는 느낌이 든다.

책 속에는 노래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가사에 담긴 의미도 조금씩 제시되어 있다. 어쩌면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공연장에서 다 함께 부르거나 행사 때 남녀노소가 목소리를 맞출 때 느껴지는 그 화합의 감정만큼은 누구나 공감할 듯하다. 마음 한구석에 축적된 감정이 음률을 통해 터져 나오는 순간은 짧지만 강렬하다. 지금껏 무심코 지나쳤던 아름다움을 새롭게 마주하는 일은 뜻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