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스포츠(종목)움직임분석

과거에는 스포츠 선수들이 기량을 향상하기 위해서 주로 사람에 의존했다. 이 말은 과거에는 선수들이 지도자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자기의 움직임을 보고 어떤 피드백을 주었을 때 자기가 현재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무엇을 잘 하고 있으며,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선수가 직접 거울을 보고 동작을 해 보면 자기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자기객관화가 된다. 그런데 거울을 통해 자기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거울에는 공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특정한 장소 안에서만 거울을 이용해서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42.195킬로미터의 모든 구간에 거울을 달아서 선수가 자기 모습을 보면서 달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간이 경과하고 촬영 기술이 발달하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선수들은 더 이상 남이 하는 말에 의존하지 않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지 않고도 자기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사진과 영상을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영상 기술의 발달은 스포츠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 영상을 촬영하면 선수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것을 확대하거나 축소해 볼 수도 있고, 반복해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선수들은 훈련을 할 때 비디오 촬영을 하곤 한다.
최근에는 이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촬영한 영상이 다양한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정밀하게 선수의 움직임을 분석,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에 불과했던 시절에는 어쨌든 선수의 움직임을 촬영한 영상물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었다. 인간의 시각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시각과 지각능력은 직관적이지만, 그 자체로 대단히 정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계량화 할 수도 없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봤을 때 그것이 ‘크다’거나 ‘작다’, ‘길다’거나 ‘짧다’고 판단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그것이 몇 미터인지, 몇 제곱미터인지 따위를 곧바로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량 도구를 이용해서 정확한 측정을 해야 한다. 물건은 인간이 힘을 주지 않으면 이동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즉, 정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