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드릭 하멜의 <하멜표류기>, 서양인의 표류로 조선이 서양에 알려지다.

하멜은 조선에서의 13년간의 억류생활을 바탕으로 <난선제주도난파기>왿� <조선국에 관한 기술>이 실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두 보고서가 우리에게 알려진 <하멜표류기>이며, 우리나라의 지리‧풍속‧정치‧군사‧교육‧교역 등을 최초로 유럽에 소개한 글로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이 보고서는 하멜이 조선에 표류하여 억류되어 있는 13년간의 임금을 청구하기 위해 그 증거로 써낸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기술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이 보고서에 큰 관심을 보였다.

<난선제주도난파기>는 하멜의 일기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네덜란드를 떠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거쳐 대만에 신임통독을 임지로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이어 일본으로 향하던 도중 풍랑을 만나 배가 난파되었고 제주도에 도착했다. 1653년 8월 15일이었다.

선원은 모두 64명이었으나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28명은 익사하고 36명만이 육지에 올랐으나 제주도에 10개월간 감금되었다. 그 후로 감금 생활을 13년간이나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여수에서 하멜을 포함한 7명이 야음을 틈타 배로 일본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난선제주도난파기>는 이러한 13년간의 억류생활을 기록한 일기 형식의 글이다. <조선국에 관한 기술>은 13년간 억류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겪으면서 알게 된 조선의 실상을 소상하게 기록한 글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후기 조선시대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하멜표류기는 은둔의 나라를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큰 작품이다.
역자의 말에 따르면 책은 1668년 암스테르담에서 3개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되었으며, 그 후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번역이 되었다고 한다.

책의 전반부인 <난선제주도난파기>를 보면 하멜 일행이 조선에서 힘들게 살았지만 나름대로 얼마간의 저축을 할 수 있는 정도였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그 저축한 돈으로 일본으로 탈출할 배를 구입했다면 적은 돈은 아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