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치료로 행복을 되찾은 아이 베티 독후감

베티라는 소녀가 등장하는 이 책은 부모 사이의 긴장 속에서 자라난 아이가 어떻게 마음속 상처를 드러내게 되는지 보여준다. 작가가 심리치료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베티가 놀이치료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묘사한다. 처음에는 유치원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주목된다. 교사들은 그녀가 장난감 앞에서도 의욕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집에서조차 가끔은 벽을 바라보며 혼자 속삭이는 모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누군가가 다가가면 움찔하거나 도망가는 행동을 보인다. 이런 모습은 어른들이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았을 때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베티의 부모는 서로 말다툼이 잦고 감정적인 거리를 많이 둔 상태였다. 둘 다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하는 일이 많았고, 서로를 향해 비난을 내뱉곤 했다. 아버지는 아침부터 늦게까지 회사에 있는 경우가 잦았고 어머니는 집에서 딸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도 어머니조차 딸과 깊이 있는 대화를 자주 하지 못했고, 점점 딸의 불안은 커졌다. 집 안의 분위기는 아버지가 퇴근한 직후부터 더욱 어두워지는 날이 잦아졌다. 식탁 앞에서 싸늘한 침묵이 이어졌고, 아버지는 TV나 신문에만 시선을 두었다. 어머니는 마지못해 설거지를 하는 왿�중에 눈물을 훔쳤다. 딸이 그 광경을 보며 느꼈을 감정이 읽히는 듯해서 안타까움이 배어난다. 그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갈등을 머릿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였을까라는 물음이 생긴다.

이 책에는 놀이치료 과정이 길게 서술된다. 베티가 상담실에 처음 왔을 때, 낯선 사람 앞에서 몸을 뒤로 빼는 모습을 보인다.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 태도가 눈에 띈다. 치료자는 강요하지 않고, 그녀가 편하다고 느낄 만큼만 거리를 유지한다. 시작 단계에서 베티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찰흙 덩어리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리거나, 블록 몇 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