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다 독후감

정혜신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마음의 기반에 있는 상처왿� 치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저자는 30년 가까이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여러 사람들의 내면을 만났다고 한다. 그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보이는 것들이 책 전체에 퍼져 있다. 다양한 사례나 현장에서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어서 읽는 동안 머릿속에서 장면이 그려지기도 했다. 과거에 겪었던 고민과 감정의 격랑이 떠오르기도 한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상처, 그러나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잠재운 채 살아가던 부분이 다시금 튀어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이 저서는 “너는 그대로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해서 마음 한켠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크고 작은 흉터를 안고 살아간다. 저자는 그것을 부정하거나 외면하기보다 함께 나누면서 나아가길 바라며 꾸준히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야기한다. 정신과 의사라면 얼핏 거리를 두고 진단만 내릴 것 같다고. 하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접근법은 다른 방향이다. 괜찮다는 말이 마음속에서 자라나기까지 상대의 목소리를 조심스레 청취하고 같이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책에서는 특히 ‘공감’을 강조하는데, 그것을 무조건적인 긍정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대상의 아픔이나 힘겨움을 가볍게 보지도 않는다. 나 자신이 온전히 듣는 사람으로 자리 잡을 때, 상대의 내면과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읽다 보면 머릿속에 선명해지는 장면이 있다. 상담실 한 구석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사람과, 말없이 곁에서 숨죽여 앉아 있는 의료진의 모습이다. 아무 말 없는데도 묵묵히 전해지는 온기가 따뜻하다.

책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무거운 짐을 오래 지고 있었다. 어떤 이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깊은 상처를 받았고, 또 다른 이는 사회적 편견과 제도의 높은 벽에 부딪혀 무너졌다. 그들은 저자왿� 만나는 과정에서 천천히 숨 쉴 공간을 찾아가는 듯했다. 독자로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나 역시 마음속 어두운 곳을 헤집어보게 된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묻어두었던 죄책감이나 자책의 흔적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있다. 저자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하며, 함께 바라보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런 태도가 자기 자신과 타인을 긍정하는 출발점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