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독후감

사람들이 변화라는 주제를 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두려움일 수도 있다. 기존 방식과 익숙해진 체계가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을 때, 작은 변화조차 내면의 커다란 저항을 일으키기도 한다. 변화라는 것이 흔히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그 흐름 속에서 칩 히스왿� 댄 히스가 함께 쓴 책은 매우 독특한 관점을 제시해준다. 사람의 내면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식이나 목표 설정만으로는 어렵고, 감정적인 부분과 환경적 자극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조련사’ 같은 존재왿�,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을 대표하는 ‘코끼리’가 함께 몸에 깃든 존재다. 그 그림은 꽤 선명하다. 조련사가 아무리 논리적인 명령을 내려도 코끼리가 움직이길 거부한다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코끼리가 아무리 급하게 뛰어가려고 해도 조련사가 갈피를 못 잡으면 어수선함에 빠진다. 결국 둘 사이를 조정하여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이 핵심이다.

책에는 커다란 조직에서 벌어진 사례부터 개인 생활에 적용된 예시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다. 독특한 점은 대부분이 완벽하게 계획된 시나리오에서 거창하게 수행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작아 보이는 행동 하나가 정말로 커다란 파급효과를 만들어내곤 한다고 설명하는 대목이 많다. 마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돌멩이가 물 위에 던져졌을 때 동심원을 일으키는 현상 같다는 인상을 준다. 예컨대 특정 조직이 자금을 절약하려고 내놓은 정책이 사실은 직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고, 덕분에 완전히 다른 성과로 이어진 경우가 있다. 혹은 한 개인이 스스로 아주 미세한 습관을 바꾸면서 인생 전반에 걸쳐 커다란 전환점이 생긴 사건도 들려준다. 거기에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만 한 것이 아니라, 감정적 동기를 강하게 불러일으키고 주변 환경의 작동 방식을 교묘하게 조정한 흔적이 들어 있다. 스스로의 주변에서 새로운 신호를 잡아내고, 그 신호에 맞춰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걸 강조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