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독후감

햇빛이 가득하던 어느 여름날을 떠올리면 마음이 느긋해지곤 한다. 그 시기에는 더위 속에서도 바깥 풍경을 누비며 놀고 싶어지는 욕구가 솟아난다. 셰익스피어가 쓴 이야기는 그런 무더운 시절에 일어나는 꿈같은 해프닝을 담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어딘가 엉뚱하고 가끔은 완고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마법에 휘말려서 헤매기도 한다. 옛날부터 셰익스피어 희곡이라고 하면 아주 어려운 문체나 비장한 분위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어둡고 심각한 느낌보다는 경쾌한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 연인들이 사랑을 좇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요정들이 의도적으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예상 밖의 장면이 전개된다. 가끔은 어리둥절한 순간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인물들이 자신들의 감정에 솔직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아테네의 공작과 그의 약혼자가 등장하는 장면도 있다. 그런데 그들의 결혼 이야기가 주요 사건 같아 보이지만, 그보다는 여러 사람이 얽히고설키는 사랑 문제가 더 눈길을 끈다.

처음에는 헬레나왿� 데메트리우스가 서로에 대해 조금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헬레나는 데메트리우스를 향해 지극한 애정을 드러낸다. 하지만 데메트리우스는 헬레나를 퇴짜놓고 허미아에게 마음이 기울어져 있다. 그런데 허미아의 마음은 라이산더를 향해 있으니 상황이 혼란스럽다. 허미아의 아버지는 데메트리우스왿� 결혼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갈등이 벌어지자 허미아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왿� 달아나기로 결심한다. 함께 숲으로 들어가 도망치지만, 헬레나는 또 그 뒤를 쫓아간다. 헬레나는 데메트리우스를 사랑하기에 그를 따라다니게 된 셈이다. 그러면서 네 사람의 관계는 더 꼬이게 된다.

마법의 꽃물을 이용해 사랑을 뒤바꿀 수 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그것이 이야기의 핵심을 이룬다. 오베론과 티타니아라는 요정의 왕과 여왕이 등장한다. 그 둘의 사소한 다툼이 벌어져, 요정들의 세상이 어지럽게 된다. 오베론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퍼크라는 장난스러운 부하 요정을 시켜서 마법의 꽃물을 다른 사람에게 뿌리도록 지시한다. 그 꽃물을 눈에 바르면 처음 보게 되는 인물에게 강렬하게 마음을 뺏기게 된다. 인간에게 써서는 안 될 것 같지만, 오베론은 욕심을 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