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의 시대구분과 국어사의 사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언어에는 그것이 생겨나서 사람들이 사용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아주 오랜 옛날에 발생하여 기원을 알기 어려운 언어도 있고, 또 기원이나 변천이 비교적 선명한 언어도 있다. 하지만 공통되는 점은, 모든 언어가 발생 이후 끊임없는 안팎의 간섭을 받으며 계속 변천해 왔으며, 지금도 변화를 멈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언어를 올바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그 언어가 오랜 동안 변화하고 발전해 온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한국어도 오랜 기원을 갖는 언어이며, 구체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역사도 길다. 따라서 그 통시적 변화를 기술하는데 있어서도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법론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어사는 어떻게 기술해야 할 것인가. 어떠한 역사이든지 그것을 서술하기 위해서는 일관된 역사관이 필요하다. 이는 정확하고 분별력 있게 역사를 보는 안목이어야 한다. 같은 사건이나 현상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과 가치 매김이 무척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의 변천을 연구서술하기 위해서는 국어왿� 역사에 관한 정당한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어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국어사의 연구에서는 무엇보다도 시대를 구분하여 전  후 시대의 차이, 언어상의 제특징 등을 이해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시대 구분 논의는 국어사 연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의 시대 구분법에는 크게 정치사적인 시대 구분법과 언어사적인 시대구분법이 있다. 정치사적인 시대 구분법은 흔히 고구려어, 백제어, 신라어라든지 또는 전기 조선어, 후기 조선어 등으로 구분하는 왕조 중심적인 구분법이다. 언어사적 시대 구분법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변천 발달을 중심으로 하는 시대 구분이다. 이는 서구제어의 언어사에서 말하는 삼분법 즉, 고대, 중세, 근대를 말하는 것으로 비교적 과학적인 기술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